두쫀쿠의 유행으로 본 기술비용 0원의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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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쫀쿠는 왜 ‘체인’이 아니라 ‘카테고리’가 되었을까요
— 기술비용 0 시대의 예고편

장원영이 인스타그램에 올린 두쫀쿠 사진 한 장이 ‘성지’를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몇 달 뒤, 안성재 셰프가 유튜브에서 만든 “제대로 된 정답이 아닌” 두쫀쿠가 온라인을 뒤집었습니다.
항의 댓글이 1만 개를 넘겼다는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유행은 보통 여기서 끝납니다.
“그 집이 원조래” “거기 가야 진짜야” 같은 말이 돌다가, 누군가 프랜차이즈로 확장하거나 편의점에서 대량으로 찍어내고, 그러다 피로감이 쌓이면 다른 유행으로 넘어갑니다.

그런데 두쫀쿠는 이상하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카페는 물론이고, 초밥집·국밥집 같은 일반 음식점에서도 후식으로 두쫀쿠를 판다는 이야기가 퍼졌고 실제 기사로도 등장했습니다.

온라인에서는 “깨진 자영업 항아리를 두쫀쿠가 메운다”는 밈까지 돌았습니다. 망해가던 카페들이 갑자기 줄을 세우고, 누군가에게는 정말 “동앗줄”처럼 보이는 장면이 만들어진 겁니다.

그리고 결정적인 장면.
이 유행엔 ‘지도’가 붙었습니다. 두쫀쿠를 파는 곳의 위치와 재고를 보여주는 ‘두쫀쿠맵’이 등장했고, 점주가 로그인해 재고를 업데이트하며 약 360곳이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https://www.dubaicookiemap.com/
(두쫀쿠 재고 알림 맵)

여기까지 오면 질문이 바뀝니다.

두쫀쿠는 왜 특정 브랜드가 독식하는 ‘체인’이 되지 않았을까요?
왜 이 유행은 “상품”이 아니라 “카테고리”가 되어버렸을까요?


1) 두쫀쿠의 예열은 생각보다 길었습니다

두쫀쿠는 갑자기 튀어나온 디저트가 아닙니다.
출발점은 2024년의 두바이 초콜릿 열풍입니다. “카다이프(얇은 면) + 피스타치오” 조합이 ‘이국적인 바삭함’으로 기억에 저장됐고, 그 기억이 2차 파동의 연료가 됐습니다.

그 다음 2025년 가을, 장원영의 SNS 언급이 불씨를 다시 당깁니다. 보도에서도 장원영이 두쫀쿠를 언급한 것을 계기로 인기가 커졌다는 흐름이 정리됩니다.
특히 팔레트디저트는 장원영과 김세정의 SNS 소개 이후 더 핫해졌다고 소개되며, ‘성지’로 불립니다.

저도 오늘 다녀왔습니다. (1.11)

1시간 30분정도 웨이팅을 했고, 이 추위에 어마어마한 사람들이 있는걸 보고 깝놀했네요

평균 판매가가 7,500원정도하는데 팔레트 디저트는 5,200원에 판매중이었습니다.
맛은 있는데... 이돈이면..? 하다가
나중에 다시 생각나는 맛이네요.

왜 인기가 있는지 알거 같습니다.

여기까지는 전형적인 유행 공식처럼 보입니다.
성지가 생기고, 사람들이 몰리고, ‘원조’가 탄생하고….

그런데 두쫀쿠는 그 다음이 달랐습니다.


2) “성지”는 생겼지만, “시장 정리(독점)”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보통 디저트 유행은 “한 곳이 압도 → 확장 → 시장 정리”로 갑니다.
탕후루가 그랬고, 크림빵/도넛/휘낭시에 같은 것도 대개 그랬습니다. 잘되는 가게는 더 커지고, 나머지는 따라가다 지칩니다.

두쫀쿠는 성지가 생겼는데도 시장이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전국에 수많은 ‘두쫀쿠 파는 집’이 생겼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간단합니다.

두쫀쿠는 ‘한 가게의 비법’이 아니라, ‘누구나 참여 가능한 포맷’으로 퍼졌기 때문입니다.


3) 안성재의 ‘실패한 두쫀쿠’가 보여준 것: 정답이 아니라 “참여”가 확산을 만든다

두쫀쿠의 폭발을 설명할 때 상징적인 사건이 안성재 셰프 영상입니다.
안성재 셰프는 아이들과 두쫀쿠를 만들었고, 그 결과를 두고 온라인에서 비판이 쏟아지며 항의 댓글이 1만 개가 달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셰프가 완벽한 레시피를 공개했다”가 아닙니다.

  • 완벽한 정답은 “감탄”을 만들지만

  • 어긋난 오답은 “참여”를 만듭니다

사람들은 “저건 두쫀쿠가 아니다”라고 말하면서, 동시에 “그럼 진짜 두쫀쿠는 뭐냐”를 정의하기 시작합니다.
이때부터 유행은 ‘맛’이 아니라 규격(프로토콜)로 굳어집니다.


4) 두쫀쿠를 카테고리로 만든 핵심: “프로토콜화”

보도에서 두쫀쿠는 이렇게 설명됩니다.

  • 구운 카다이프를 피스타치오 스프레드에 섞고

  • 초콜릿/마시멜로를 덧씌워

  • 겉은 쫀득, 속은 바삭한 식감을 만든 디저트

이 묘사가 널리 퍼지는 순간, 시장에는 묵시적인 합의가 생깁니다.

“이 정도 조건이면 두쫀쿠다.”

이게 바로 카테고리화의 시작입니다.

  • ‘어느 가게 상품’이 아니라

  • “그 장르(두쫀쿠)”를 찾는 수요가 생기고

  • 어느 가게든 그 장르의 조건을 충족하면

  • 비슷한 평가를 받으며 팔 수 있게 됩니다.

원조 논란이 있더라도, 카테고리화가 진행되면 원조의 가격 결정력은 자연스럽게 약해집니다.
시장은 “원조”보다 “지금 당장 가까운 곳에서 그 느낌을 살 수 있는가”로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5) 그래서 결론: 두쫀쿠는 ‘기술비용 0’ 시대의 예고편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기술비용 0은 실제로 비용이 0원이 된다는 뜻이 아닙니다.
핵심은 “누구나 비슷한 것을 만들 수 있게 되는 속도”가 빨라졌다는 뜻입니다.

두쫀쿠는 다음을 보여줬습니다.

  • “원조의 기술”이 아니라

  • “프로토콜(규격)”이 퍼지면

  • 시장은 체인으로 정리되지 않고

  • 카테고리로 확장되며

  • 롱테일을 만든다

이게 왜 AI 시대의 예고편이냐면, AI가 바로 이런 일을 하기 때문입니다.

AI는 많은 기술적 해자를 이렇게 바꿉니다.

  • 기술(희소한 능력)기능(평준화된 옵션)카테고리(표준화된 기대치)

예전에는 “그걸 할 줄 아는 사람/회사”가 해자였지만,
이제는 “그게 가능한 게 당연한 세상”이 되고,
결국 남는 경쟁은 “기술”이 아니라 카테고리의 정의와 적응 속도로 이동합니다.

그리고 여기서 가장 중요한 문장이 나옵니다.

유행의 시대에는 ‘정답을 갖고 있는 사람’이 아니라 ‘더 빨리 배우는 사람’이 이깁니다.


6) 기업 해법은 “학습 엔진”이 전부입니다

두쫀쿠가 전국으로 번질 수 있었던 이유는 한 가지였습니다.
붙였다가(실험), 반응 보면 늘리고(확대), 아니면 빼는(철수) 속도가 빨랐기 때문입니다.

AI 시대의 기업도 똑같습니다. 결론은 이 3줄입니다.

  1. 신호 → 실험 → 결정의 사이클을 ‘2주 단위’로 돌리십시오

  2. AI를 “대형 프로젝트”가 아니라 옵션(붙였다 떼는 기능)으로 설계하십시오

  3. 기능을 자랑하기보다 “이 일을 어떤 산출물로 끝내는지” 카테고리의 표준을 먼저 정의하십시오

정답을 맞히는 회사가 아니라, 빨리 배우는 회사가 다음 국면에서 남습니다.


7) 개인 결론: ‘내가 하는 일’을 툴이 아니라 카테고리로 정의하십시오

AI 때문에 직업이 사라질까 불안하다는 말이 많습니다.
그 불안의 본질은 이것입니다.

  • 내가 하던 “기술”이

  • 누구나 가능한 “옵션”이 되고

  • 그 옵션이 ‘기본값’이 되면

  • 나는 무엇으로 남는가?

두쫀쿠가 “어느 가게 상품”이 아니라 “두쫀쿠라는 카테고리”로 확산된 것처럼, 개인도 이제 “직무명”이 아니라 내가 해결하는 문제 카테고리로 자신을 정의하는 게 더 강력해집니다.

예전 방식:

  • “저는 디자이너입니다 / 개발자입니다 / 마케터입니다”

AI 시대 방식:

  • “저는 광고 소재를 빠르게 실험해 성과를 올리는 사람입니다”

  • “저는 고객문의 응답 체계를 운영해 이탈을 줄이는 사람입니다”

  • “저는 제안서·보고서 표준을 만들어 조직이 빨라지게 하는 사람입니다”

즉, 툴 이름이 아니라 업무 카테고리(문제의 이름)로 자신을 정의하셔야 합니다.
기술이 평준화될수록, 생존 단위는 “내가 무엇을 만들 수 있나”가 아니라 “내가 어떤 문제를 끝낼 수 있나”로 바뀝니다.


마무리: 두쫀쿠가 던지는 힌트

두쫀쿠는 성지가 생겼는데도 체인으로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프로토콜이 퍼지며 카테고리가 되었고, 그 카테고리가 수많은 가게의 롱테일로 연결됐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도까지 생겼습니다.

이 장면은 디저트 유행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AI 시대의 예고편처럼 보입니다.
기술이 해자였던 것들이 기술이 아니라 카테고리가 되는 세상.
그 세상에서 남는 질문은 단순합니다.

정답을 찾고 계신가요, 아니면 더 빨리 배우는 시스템을 만들고 계신가요?

두쫀쿠가 보여준 결론은 놀랄 만큼 명확합니다.
정답이 아니라, 속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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